새로운 놀거리의 발견
개화기 때 과거 제도가 폐지되고 호창(송강호)은 하루하루 심심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호창의 아버지(신구)는 관직에서 물러나고 서당을 운영한다. 그는 호창이 서당을 물려받아 제자를 키워내길 원한다. 어느 날 호창은 YMCA 회관에서 야구를 하는 신 여성 정림(김혜수)과 선교사들의 모습을 구경하게 되고 정림의 권유로 배트를 휘둘러 공을 쳐낸 후 야구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때 마침 YMCA 야구단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붙고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친구 광태(황정민)와 신입단원으로 영입한 투수 대현(김주혁)의 합세로 YMCA 야구단은 승승장구하여 이름을 알리게 된다.
암울했던 시대적 배경
당시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배하에 있었고 YMCA 야구단 베이스캠프에 일본군이 주둔하게 되고 더 이상 야구를 못하게 된다. 그런데 그곳 일본군 장교 히데요는 YMCA단원이었던 대현과 유학시절 친구였다. 대현의 제안으로 일본군 야구팀과 1차 대결을 갖게 된다. 일본군 팀인 성남 구락부와 1차 대결을 갖기로 하기 전날 밤 친일파였던 광태 아버지에게 자객이 각시탈을 쓰고 테러하려 한다. 그때 나타난 광태가 몽둥이로 자객의 어깨를 가격하고 광태의 얼굴을 본 자객은 테러를 멈추고 돌아간다. 자객은 대현이었고 자신이 테러하려는 친일파의 아들이 광태인걸 알고 테러를 멈춘 것이다. 다음날 성남 구락부와의 경기가 시작되고 부상을 입은 투수 대현이 부진을 면치 못한다. 호창 역시 시합 구경을 온 아버지의 눈을 피하느라 타석을 바꾸고 얼굴을 가리고 오두방정을 덜며 시합에 집중을 못한다. 결국 YMCA 야구단은 처음으로 패배를 당한다. 어느 날 장롱 밑으로 굴러간 공을 찾던 광태는 누군가 떨어뜨린 낯익은 하모니카를 발견하고 자신의 아버지를 테러하려 했던 자객이 대현임을 확신하게 된다. 이후 을사오십적단 단체의 관련자로 대현과 정림은 일본군에게 쫓기게 되고 YMCA 야구단은 해체된다. 그리고 호창은 독립운동을 하던 하나뿐인 형의 비보에 모든 걸 포기하고 고향으로 내려가 아버지가 원하시던 서당을 꾸려나간다.
다시 시작하는 조선의 희망 YMCA 야구단
광태는 찢어진 단원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야구단을 재결합하고 성남 구락부와 재대결을 하게 된다. 그때에도 호창은 고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어느 날 호창의 아버지는 무심하게 황성신문을 보라고 권한다. 서당 아이들에게서 아버지가 아들을 조선 최고의 배트 볼 선수로 자랑스러워한다는 사실을 듣게 되고 아버지가 보라던 황성신문에서 YMCA 야구단이 성남 구락부와 시합을 한다는 내용을 확인한다. 황성에 내일 경기전에 가야 하는데 기차가 끊겨서 내일까지 운영을 하지 않는다. 호창은 자전거를 타고 산 넘고 물 건너 페달을 밟는다. 사실 YMCA 야구단과 성남 구락부와의 재대결은 대현과 정림을 찾기 위한 일본군의 술책이었다. 히데오 아버지는 광태를 이용해 YMCA 야구단 재결성과 성남 구락부와의 재대결 소식을 신문에 알리면 대현과 정림이 경기장에 올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대현과 정림은 함정인 것을 알고도 경기장을 찾아가 체포 전 마지막으로 시합만은 하게 해 달라고 부탁한다. 이에 히데오 아버지는 시합에 꼭 이겨 조선의 기를 죽이라고 명령한다. 한편 자전거를 타고 황성으로 오고 있던 호창은 수원 근처에서 자전거가 부서지고 역참에서 정림에게 받은 마패를 보여주며 말로 갈아탄다. 시합은 4대 2로 일본에게 지고 있는 상황이다. 9회 말 투 아웃까지 진행되고 다들 체념하는 분위기인데 마지막 공격을 하려던 중 호창이 경기장에 도착한다. 그의 2점짜리 홈런과 마지막 기습번트로 승리를 거두게 된다. 그리고 대현과 정림은 YMCA단원들의 지략으로 기쁨에 몰려든 군중들을 이용해 무사히 탈출하게 된다. 시간이 흘러 현재 호창의 자손이 마운드 위에 서있고 뒤를 보는데 그 시절 YMCA 야구단 선수들이 외야에 서있다. 자손이 던지는 공을 호창이 받으며 영화는 끝이 난다.
YMCA 야구단 그 밖의 이야기
이 영화는 1900년 초에 실제 했던 최초의 야구팀인 황성기독교청년회 야구단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2002년에 개봉하였고 '아이 캔 스피크', '시라노 연애조작단'을 만든 김현석 감독의 데뷔작이다. 지금은 너무 유명해진 배우들 송강호, 김혜수, 김주혁, 황정민의 풋풋했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영화다. 조승우 배우의 카메오 출현과 지금은 성인이 된 량현, 량하의 어린 모습도 보인다. 송강호 배우와 김혜수 배우의 미모와 당시에도 촌스럽지 않았던 연기력, 황정민 배우와 김주혁 배우들의 뒷받침까지 배우들의 캐미를 보는 즐거움도 있다. 암울했던 시대를 야구라는 소재로 결코 어둡지만은 않게 풀어낸 웰메이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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