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동 이발사의 시대 이야기
청와대가 경무대로 불리던 시절 그 근처에 '효자 리발관'이라는 동네 이발관이 있다. 이곳 사장은 성한모(송강호)라는 이발사로 두부 한모라고도 불렸다. 통장이었던 최씨는 언제나 나라 걱정을 하고 나라가 하는 일은 늘 옳다고 생각한다. 한모도 최씨의 의견과 다르지 않았다. 자유당 시절 부정선거에 가담해 반대표 투표용지를 먹기도 하고 용지를 밖으로 빼내 땅에 묻는 일도 마다 하지 않았다. 아내 민자(문소리)가 산통이 시작되고 아기가 나오려고 한다. 민자를 리어카에 태우고 병원으로 가려는데 학생들이 부정선거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었다. 경찰이 발사한 총에 부상당한 학생들이 이발사 가운을 입은 한모를 의사로 착각해 도움을 요청하고 민자는 아기가 나오려 하니 비명을 지르고 뒤죽박죽이다. 우여곡절 끝에 아기는 태어났고 아이 이름은 작명가에게서 '성낙안'이라 지었다. 어느 날 대통령이 물러났다. 최씨는 이 모든 것이 대학생들의 시위 때문이라고 학생들을 원망한다. 1961년 어느 날 밤, 이발관 앞으로 탱크가 청와대를 향하고 곧 대통령이 바뀌었다. 어느 날 나라일 하는 공무원이 이발소로 찾아왔고 이발소에 걸려있는 대통령 사진을 보며 흐뭇해한다. 이발소에서 잠시 수면을 취한 공무원은 자신은 정보부 사람인데 오늘 밤 간첩이 나타날 테니 신고하라고 말한다. 융통성 없는 한모는 그날 밤 지붕 위에서 어딘가를 주시하고 있는 중앙정보부 요원을 간첩으로 오인해 신고한다. 이일을 계기로 청와대에 불려 간 그는 중앙 정보부장에게 구둣발로 차이지만 대통령은 이런 신고정신을 높이 평가해 표창장을 수여했다. 이 모든 사건은 이발소로 찾아온 경호실장이 중앙 정보부장을 견제하기 위해 꾸민 일이었다. 며칠이 지나고 경호실장이 다시 이발소를 찾아왔다. 한모에게 이발도구를 챙기게 해 청와대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대통령 이발을 위한 서약서를 사인을 시키고 흐리멍덩한 한모에게 군기가 바짝 들게 얼차려를 준다. 한모는 '각하는 국가다'를 외친다.
청와대로 대통령 전담 이발사로 간다
경호실장은 매주 청와대로 와서 대통령 이발을 하게 한다. 처음 이발을 할 때는 실수도 했지만 곧 익숙해지자 '사사오입'에 대해 농담도 했는데 대통령이 불쾌해한다. 그날 한모는 총살당하는 꿈을 꾼다. 어느 날 대통령이 사람들을 초대해 정원에서 식사자리를 마련한다. 그곳에서 고위층 자녀들과 싸움을 하게 된 아들 낙안 때문에 한모는 경호실장에게 구둣발로 차이게 된다. 한모와 가족들은 권력의 무서움을 세삼느끼고 초라하게 청와대를 나온다. 사과하는 낙안이를 절뚝이는 발로 업고 집으로 향한다. 이 사건 이후 한모는 청와대에서 해고될 줄 알았지만 청와대 확장공사 때 부속실 전문 이발소가 생기면서 그곳에서 일하게 된다.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할 때 동행해 tv에 나오게 된 한모의 모습에 주변 사람들은 그가 대통령 전담 이발사라는 것을 알게 되고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다.
억울하고 누명 쓰고 잡혀간 효자동 사람들
어느 날 북한에서 간첩이 넘어오고 이로 인해 마루구스라는 설사병이 퍼지게 된다. 중앙정보부에서는 설사하는 사람을 간첩과 접선했다고 누명을 씌워 잡아간다. 경호실장이 이발소에 찾아와 이발을 하는데 아들 낙안이가 설사를 하려 한다. 경호실장의 눈을 피해 낙안이를 파출소에 맡겼는데 저녁에 찾으러 가니 종로경찰서를 거쳐 정보부로 넘어가 있는 상태였다. 최씨 아저씨와 동네 사람들과 함께 끌려간 낙안이는 그곳에서 전기 고문을 당하는데 동네 사람들은 고문을 이기지 못하고 거짓자백을 하지만 낙안이는 무슨 이유인지 몸에 흐르는 전기가 간지럽게 느껴진다. 시간이 흘러 나라가 하는 일은 모두 옳다고 생각했던 최씨 아저씨와 동네 사람들은 간첩 혐의로 모두 사형에 처해졌다. 끝까지 버틴 낙안이는 집으로 돌아왔지만 몸이 예전 같지 않게 두 발로 설 수가 없다. 한모는 아들 낙안이의 병을 고치기 위해 전국 유명한 한의원을 찾아다녔다. 어느 날 유명하다는 노인 한의사를 찾아 시골로 갔다. 몸의 병은 자신이 고칠 테니 마음의 병은 한모에게 고치라는 소리와 강 건너 이무기가 용이 되어서 아이가 업보를 이어받았고 몇 년 후 용이 죽어 국화꽃과 장례를 치를 때 용의 눈을 파서 국화꽃 말린 것과 다려서 먹이라는 알 수 없는 소리만 늘어놓는다. 다음날 노인은 없었고 한모는 그 노인이 사기꾼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흘러 1979년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방송이 나온다. 대통령을 조문하는데 대통령의 영정사진을 보고 노인이 했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밤에 몰래 대통령 초상화에서 동공 부분의 페인트를 벗겨 국화와 달여 먹이지만 낙안이의 병은 낫질 않는다. 함모는 다음 대통령 전용 이발사로 또 불려 가지만 대머리인 대통령에게 머리가 자라면 다시 오겠다는 소리를 해서 두들겨 맞고 동네에 짐짝처럼 버려졌다. 하지만 맘은 편안하다. 어느 날 낙안이가 한걸음 한걸음 걷기 시작하고 어려서 못 배운 자전거를 배운다. 함모와 낙안이는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영화는 끝난다.
역사의 흐름을 이야기한 영화 효자동 이발사
영화는 권력의 상징이었던 청와대 옆 서울시 종로구 효자동을 중심으로 그곳 주민들의 삶을 역사의 기록처럼 만들어 가고 있다. 시대는 한국전쟁 이후부터 1980년대 초까지를 다루었고 그 시절 사회적 문제와 사건들을 성한모라는 인물을 통해 공감을 끌어낼 수 있게 했다. 그는 겁 많고 소심하고 남의 말에 투료 결과까지 바꾸는 우유부단함까지 갖춘 이 시대의 사회를 대변하는 약자이고 평범한 시민이다. 격변의 시대를 살아온 세대들에게는 유쾌하게 만은 볼 수 없었던 역사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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