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김씨 이야기
경제적으로 파산상태에 놓인 김씨(정재영)는 한강에서 몸을 던지고 눈을 떠보니 무인도에 와있다. 멀리 온 것도 아니고 한강유람선이 보이는 가까운 곳에 와있다. 막상 도착을 하니 살기 위해 몸부림친다. 지나가는 유람선에 살려달라고 손을 흔들어도 보고 119에 전화해서 한강에 있는 무인도라고 도움을 요청하지만 믿어주질 않는다. 수영을 해서 탈출하려 하지만 물만 먹고 무인도로 돌아온다. 스스로 나무에 목을 매려 했지만 배가 아파서 볼일을 봐야 했고 쪼그리고 앉아 있던 그의 앞에 세로비아 잎이 있다. 세로비아 잎의 달콤함에 눈물과 콧물을 흘리며 대성통곡한다. 그는 그곳에서 살아보기로 한다. 강물을 마시고 버섯을 캐 먹는다. 버려진 오리배와 샴푸로 집을 만들고 머리를 감고 떠내려온 죽은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무인도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하고 있는 김씨는 유람선이 지나가도 구해달라고 하지 않고 오히려 몸을 피한다. 어느 날 우연히 짜장라면 봉투 안에서 짜장소스를 발견하게 되고 짜장면을 먹고 싶다는 생각으로 고통의 시간을 보낸다. 그는 면을 만들기 위해 옥수수 농사를 짓기 시작한다.
여자 김씨 이야기
한편 한강 건너 아파트에 여자 김씨(정려원)가 살고 있다. 그녀는 대인기피증 환자이며 집에서 나오지 않는다. 미니홈피를 가짜로 만들어 가짜얼굴에 가짜옷에 가짜인생을 살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도 생활 패턴이 있다. 밤에 생명체가 없는 달을 찍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유일하게 망원경으로 낮에 밖을 보는 날이 있다. 민방위 훈련날이다. 그날은 낮에도 밖에 사람들이 하나도 없다. 밖을 관찰하던 중 무인도에 표류돼있던 김씨를 보게 되고 그가 살려달라고 모래 위에 쓴 'HELP'부터 나무에 목을 매려던 순간까지 모두 관찰한다. 그녀에게 이제 온라인의 미니홈피는 관심사가 아니었다. 매일 그를 관찰하고 그가 무인도에 적응해 가는 걸 보고 있다. 어느덧 모래 위 'HELP' 글자가 'HELLO'로 바뀌어 있는 걸보고 흐뭇해한다. 그녀는 남자 김씨를 외계인이라고 생각한다. 60억 지구인구를 대표해서 남자 김씨와 일촌을 맺어야 한다고 생각한 그녀는 밤에 헬멧을 쓰고 3년 만에 집을 나서고 한강에 'HELLO'라는 쪽지를 담은 와인병을 던지고 온다.
김씨 표류기의 결말 및 감상평
남자 김씨는 3개월 17일 만에 와인병의 메시지를 받고 모래 위 'HOW ARE YOU'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여자 김씨는 기뻐한다. 어느 날 여자 김씨는 남자 김씨에게 짜장면을 종류별로 배달시킨다. 배달원은 오리배를 타고 밤섬 무인도로 가서 전해주지만 남자 김씨는 '짜장면은 자신에게는 희망'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짜장면을 돌려보낸다. 여자는 남자가 돌려보낸 굳어버린 짜장면을 희망이라 생각하고 맛있게 먹으며 남자에게 미안해한다. 남자는 어느덧 옥수수를 수확하게 되고 짜장면을 만들어 먹으며 눈물을 흘리고 이 모습을 몰래 지켜보던 여자는 축하해 준다. 여자는 서서히 바뀌어간다. 방에서 옥수수를 키우고 잠도 벽장에서 나와잔다. 남자는 그녀를 궁금해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외모를 공개할 수 없어 고민하고 설상가상으로 미니홈피에 자신의 실제얼굴이 공개되자 다시 어둠 속으로 숨어버린다. 어느 날 군인들이 자연보호구역 정화작업으로 무인도 청소를 하는데 남자 김씨를 발견하고 강제로 육지로 끌고 간다. 이를 망원경으로 지켜본 여자 김씨는 그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무작정 달려 나가지만 남자가 탄버스를 따라잡을 수 없다. 울며 포기하는데 일 년에 두 번 있는 민방위 훈련이 시작되고 모든 차들이 운행을 멈춘다. 남자와 여자는 실제 만나게 되며 영화는 끝난다.
개봉당시 흥행을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던 작품이며 네이버 평점 8.78로 댓글내용도 좋은 평들이 대부분이다. 영화 감상 부분 스토리, 영상 연기, 연출이 골고루 잘 분포되어 평가된다. 특히 사회부적응자들을 연기한 두 배우의 표정연기와 디테일이 돋보였던 작품이다. 시대가 각박하고 살아가기 힘들어진 만큼 다시 재평가되고 있는 웰메이드 수작이다.
영화 정보 흥행 성적
이해준 감독이 2009년 만든 작품이다. 주로 각본가로 활동하였고 '천하장사 마돈나', '아라한 장풍대작전', '남극일기', '품행 제로', '신라의 달밤' 등의 작품에 참여하였다. 그는 영화 '김씨 표류기' 이후에는 '백두산', '나의 독재자'와 같은 영화의 감독을 맡았다. 김씨 표류기의 흥행성적은 좋지 못했다. 관객수 72만 명의 저조한 성적을 거두었다. 출연 배우는 정재영, 정려운 배우와 조연 한두 명 정도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할리우드 영화 '캐스트어웨이'의 B급영화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고 마케팅의 실패라는 평도 있다. 해외 홍보포스터 제목이 'Castaway on the Moon'이란 부분도 아쉬운 부분중하나다. 영화의 전체적 분위기는 200억이라는 높은 손익분기점을 이해하기 쉽지 않은 단조로움이 느껴진다. CG 쪽에 투자를 많이 해 디테일을 살리려 했다고는 하지만 흥행에 참패는 작품성을 더욱 안타깝게 한다. 저예산 독립영화로 제작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영화 개봉 당신 실제 섬의 존재 여부를 논하기도 했다. 촬영지는 여의도와 한강공원 망원지구 사이에 있는 밤섬이라는 무인도로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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